작년 이맘때 즈음 우린 억새 명소라 불리는 황매산에 갔었다. 올해는 명성산으로 억새 등산을 하기로 결정하고 새벽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잠이 들었다. 의외로 잠에서 깼지만 캄캄한 밖과 벌써 추워진 날씨 때문에 도통 씻으러 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새벽 커피까지 먹었지만 우린 다시 잠들고 말았다. 눈을 뜨니 이미 10시였고 지금 자전거를 타자니 늦은 느낌이고 어디 멀리 등산을 가기에도 늦은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만 있자니 요즘 너무 집에만 있었던 것 같아 의무적으로 바깥공기를 쐬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디론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 그리고 그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든 뛰어가든 운동을 곁들이자."로 결론이 났다. (차 타고 뭐 먹으러 가는 거 못하는 병에 걸린 게 틀림없다.) 메뉴는 초밥 vs보리굴비로 추려졌고 각자 서치를 하던 중 동네 산을 넘어가면 꽤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보리굴비 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출발

뭐 뒷산도 제법 그럴싸하네 뭐
(큼큼 정신승리)

성남과 용인 경계에 살고 있습니다

반팔에 긴팔에 바람막이를 입었는데
출발부터 덥단다

이동네로 이사 오고 최소 열 번은 넘게 온듯한 대지산. 집 근처에 산이 있는건 좋은것 같다.

턱걸이 좀 하는 남자

326m도 막상 올라갈 땐 제법 힘든 법

이제 숫돌봉쪽으로 간다

낙엽 촉감놀이에 몰입한 자

숫돌봉 지나 쭉쭉 내려가 광주 오포와 처인구 모현의 경계선 사이쯤에서 갈길을 잃은 우리

다음 맵에서 분명 길이 있다고 했는데 쇠덩굴로 막혀있어서 다시 돌아가는 중

아직 포기를 못하고 능원 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어 어디 쪽문이 있는지 살피는 자

결국 왔던 길을 어느 정도 다시 돌아가서
정식 길로 내려왔다.
역시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던 것이 국 룰인 건가

너무 반가운 아스팔트. 이제 살았다 살았어

민가에서 만난 야옹이들 아쿠 구여워~
또 우리 아기들 생각에 집에 가고 싶어졌다
(집에 있으면 나가고 싶고 나가면 집에 가고 싶은 이상한 집돌이 집순이들)


https://www.instagram.com/goldcatsaekki/

식당가는 길에 찐빵집 발견

5개에 5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득템하고 먹으면서 먹으러 가는 중

차도로 걷다가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해.누.리
이 식당을 걸어오는 사람이 또 있으려나?

2시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대기가 있었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쾌적한 대기공간이 있었고
셀프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다. 입장 전부터 이미 마음은 오픈되었다.

단풍이 보이는 큰 창 옆자리로 안내해 주심
수저와 젓가락이 개별 포장되어있는 거 좋아하는데 두 번 마음에 듦

차를 안 가져오니 막거리도 한잔 할 수 있으니 자유로운 기분

반찬은 서빙로봇이 가져다준다

그리고 보리굴비는 서버분이 장갑을 끼고 어느 정도 발라주신다. 여기서 3차 감동

반찬이 세팅된 풍경

보리굴비 정식인데 게장이 너무 맛있었고 또 숯향 가득한 돼지고기도 별미였으며 각종 반찬이 다 맛있었다

된장찌개 연기가 뭔가 무대 연출같이 느껴진달까
보리굴비정식 26,000원 x 2인 막걸리 5,000원= 총 57,000원
이렇게 돈이 하나도 안 아깝고 만족스러운 식사는 오랜만이었다.

원래는 집에 택시 타고 가려고 했는데 택시가 잘 안 잡혀 마을버스를 탔는데 마을버스의 승객은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뿐이었으며 차가 하나도 안 막히고 기사님의 푹주 덕분에 7분 만에 동네에 도착했다. (응? 걸어서 3시간이었는데??)

오늘의 걸음 모양
'일상 > 먹고마시는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재고개 산책 (feat. 폭스바겐시승,늘보리,니어앤디어) (0) | 2022.11.22 |
---|---|
산 넘고 물 건너 회전초밥 먹으러 (feat.미금 스시노칸도) (0) | 2022.11.13 |
광교 카페거리에서 느끼는 파리 노천카페 "꼬따꼬뜨" (0) | 2022.09.02 |
그랜드하얏트 테라스, 반백수의 평일 라이프 (feat.에코하지 않은 에코백) (0) | 2022.08.03 |
자전거타고 평일에 [판교 테라로사] (0) | 2022.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