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 한 지 거이 10년
미술교육 그만둔 지 3년
코로나를 핑계삼아 소소하게
집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커피와 빵을 배우고
안 해봤던 요리들을 하고
식물과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차크닉도 하게 되었고
춤도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패드로 간간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꾸준하지 못한 편
왜 더 나아가지 못하는가?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여유롭게 살 수 있음에 감사한
양가적인 마음
그러다 가끔 권태로울때면
좌담회 알바를 하러 외출한다

비 오는 동호대교

15분 정도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고
소정의 금액을 받았다

나온 김에 근처에 볼만한 전시가 있는지 검색

갑자기 봄소나기

오늘의 목적지는 성곡미술관
사실 성곡미술관은 위치가 애매해서
접근성 안 좋기로 유명한 미술관이다.
북촌과 서촌은 갤러리가 많아서
국현에서 전시보고 한 바퀴 쭉 돌아보기 좋은데
성곡미술관은 그쪽과는 위치가 동떨어진 편

그래도 예전에 작업할 땐 억지로라도
찾아가던 곳이라 생각난 김에 가보기로
입장료 5,000원

어릴 땐 페인팅 전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림이 좋아진다

자유롭고 시원시원한 터치를 보는데
내가 내 그림에서 제일 싫어하는 점이 생각난다
면정리하고 아웃라인 정리하는 습관
그런 게 너무 싫어서
설치미술이 멋져 보였었나

와 드로잉은 거이 요즘 일러스트 느낌

추억의 크라운베이커리에서
원화백님 그림과 콜라보도 했었네?
크라운베이커리
라는 단어만 봐도 자동으로
케잌이 먹고 싶은 빵덕후

그나저나 갑자기 비가 와서인지
거의 없는 텅 빈 화이트큐브에
덩그러니 있으니 그림보기는 편하더라
거 참 사람 싫어하는 건 변하지도 않지

그나저나 사랑스러운 액자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그림보다 더 화려한 액자

역시 페인팅 전시의 묘미는 액자구경

세잔에게 영향받으신 게 틀림없는 그림

여기가 인천이라고요?
유럽 느낌 나게 그리 신건가?

경쾌한 터치감

골목길 그림들이 많았는데
순간 90년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때 기억과 그림이 중첩되는 경험

전시 다 보고 나오니 비가 그쳤다

숭례문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추억의 카페를 마주했다.
여기 10여 년 전에 작업 회의 자주 하던
카페인데 아직도 있네?

퇴근시간 아니어도 사람 많은
신분당선 타기 싫어서
시간이 더 걸려도 광역버스 타고 바깥구경하기

바로 이게 K광역버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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