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로나로 얻은 것들 중 하나가 "제빵기술"이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쭈욱 빵을 좋아해 왔다. 어른이 되면서 다양한 나라의 빵을 먹어보고 서울의 유명 빵맛 집을 들락거리며 빵에 대한 경험치가 높아지면서 "언젠가 나도 직접 빵을 만들어봐야지."라는 로망이 있었다. 시간 핑계 일 핑계로 직접 만드는 것을 미뤄오다가 코로나로 운영하던 아트 스튜디오도 정리하고 시간이 많아졌던 2020년의 가을 지인의 조언으로 덜컥 오븐부터 사게 된다. 그것이 홈베이킹 헬게이트? 의 시작 ㅋㅋ
먹어만 봤지 만들어 본적은 없어서 모든 것이 어설프고 또 어설펐다. 오븐은 샀지만 역시나 장비가 추가되어야 한다. 각종 틀과 거품기, 컷팅 칼, 저울, 등등 아무튼 부수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늘어만 갔다. 대부분은 유튜브를 보며 떠듬떠듬 따라 하는 정도였는데 누구를 가르치기만 세월이 길어서였을까 초심자의 마음으로 더듬더듬 배우는 게 기분이 묘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우려는 자세는 그 자체로 숭고하다.
저장 강박자는 베이킹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실 단순히 가격이나 맛만 생각하면 사 먹는 게 최고다. 나 또한 바쁠 때는 3-4만 원짜리 케이크 사 먹는걸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그러나 인생에 이런 한가한 반백수 주부의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으므로 더 적극적으로 미뤄놓았던 궁금했던 세계를 탐험해보기로 한다.
케이크를 만들때 레시피보다 설탕의 양을 절반만 넣는데 그래도 충분히 달다. 그리고 생딸기 케이크에 딸기를 듬뿍 넣을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측면도 만들어 먹는 케이크의 묘미다.
초보 베이커가 눈여겨보고 있던 도전 메뉴는 바로 "까눌레" 평소에 워낙 까눌레를 좋아하지만 까눌레의 크기는 아주 작고 가격은 너무 비싸 양껏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아니라서 더 도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새로운 메뉴를 도전하려면 또 틀을 사야 하고 추가 재료를 사야 한다.
인터넷에서는 살수 없어 이마트에서 3만 6천 원에 구입한 다크 럼
마블링 물감으로 수업하던 생각 하네 (직업병)
다시 190도에 15분+10분 익혀봤지만 여전히 골고루 익지 않고 얼룩덜룩함.
역시 케이크나 만들어야 하는것인가. 이건 뭐 약과도 아니고 까눌레도 아니고 약 눌레 느낌.
리벤지 까눌레를 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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