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명절은 인생의 대대적인 이벤트 중에 하나였다. 큰 가방에 3일 치 옷을 챙겨 차 막히는 시간을 피해 새벽에 서울을 떠나던 기억이 생생하다. 설렘과 몽롱함이 공존하던 시간이었다. 나에게 관심을 갖는 친척 어른들이 반가우면서도 쑥스러워서 쭈뼛쭈뼛거리던 나의 마음도 다 기억난다. 또래 사촌들과 밤늦게 까지 불꽃놀이를 하고 야식을 먹는 합법적 일탈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갈수록 점점 내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는 게 불편해지기 시작해 당일치기로 방문하게 되다가 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공식적인 만남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명절모임은 점점 축소되어가고 있다. 북적북적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과 명절의 기분이 안 난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그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워져 좋다.
1시간 거리의 엄마를 만나러 가는길
명절 음식 대신 4인 3인 나눠 앉아 보리굴비 외식하기. 누구도 힘들지 않고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보리굴비 여러 군데서 먹어봤는데 여기는 굴비가 다 발라져 나와서 좋았다. 반찬들 구성도 만족!
맛있는 거~~~
밥 먹고 카페 가는 길
음료도 각자 취향대로
요즘 어딜 가나 어른우루루+애한명 비율의 가족 구성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저출산 시대임이 분명하다.( 거기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우리) 평소 아이 자체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단연코 아니라고 말하는 편이다. 갑자기 대뜸 아이 좋아하냐고 물으면.."인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도 인간이니까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겠군."이렇게 냉소적으로 대답해왔다. 세상의 모든 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일 테니 그랬던 거 같다.
그러나 자주 보고 교감하고 함께한 시간이 쌓여가는 조카는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하다. 하루하루 행복하기만을 바라게 된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을 다 알려주고 싶다. 이런 게 부모 마음 비슷한 건가 싶다가도 이렇게 또 선 넘는 부모가 될 조짐이 보이는 게 고양이들 엄마로 만족하는 게 좋지 싶기도 하다.
걱정 마 코딩은 고모부가 알려줄 거야 ㅋㅋㅋㅋㅋ
나는 송편 대신 신세대처럼 핑크 롤케이크를 만들어 갔다.
이렇게 단출하고 간편한 추석도 지나간다. (오히려 좋아)
추석의 묘한 삼각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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