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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고마시는공간

빵순이는 빵으로 여행을 추억한다 (더베이커스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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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함께 작업을 하던 미식가 K의 추천으로 처음 간 "더베이커스테이블"

이태원은 익숙했지만 경리단길의 존재는 없던 시절이었다.

우리는 작업회의를 카페나 저렴한 맛집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닫으며 했었는데 

그때의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전시화 되곤 했다.

저렴하고 맛있는 곳을 줄줄 꾀고 있던 동료 K덕분에 10여 년 전에 갔던 저렴하고 맛있었던 

가변적 작업실들은 지금은 대부분 레전드 맛집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추억의 장소들을 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다시 방문해보는 맛이 있다.

 

동화적인 모습의 빵들 

오랜만에 방문한 베이커스 테이블은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였다.

배치나 분위기 맛 가격 어디 하나 변한 게 없었다.

 

변한 게 있다면 달라진 주머니 사정정도?


5년 전 K가 독일에 잠시 머물 때 K를 만날 겸 카셀도큐멘타를 볼 겸 혼자 독일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함께 카셀도큐멘타를 보고 예전처럼 저렴한 카페나 맛집을 돌아다니곤 했다.

다만 장소가 홍대, 연남동, 이태원, 광화문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카셀, 뒤셀도르프, 뮌스터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 이제 홍대 조폭 떡볶이 먹던 여자들이 아니야 독일에서 빵 씹는 여자들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고 

성공한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진짜 성공과 거리가 멀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었지만 독일에 있는 동안만 그렇게 코스프레해보고 싶었다.

 

2017 카셀도큐멘타
진짜 독일빵 
독일 샌드위치
독일소세지

유럽만 갔다 오면 한국에 돌아와서 "유럽에서 먹던 OO"을 입에 달고 살곤 했다. 

장난스럽게 말하지 않았다면 진짜 유난스럽고 꼴불견이었을 것이다.

아니 생각해보면 장난스러웠어도 유난스러워 보임.

베이커스 테이블은 독일에 다녀와서도 몇 번 더 가긴 했는데 좁은 공간에서 잠시나마 

유럽에 푹 담겼다가 나오는 기분이 든다.

주인장이 독일 사람이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과 그들이 외국어로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빵을 먹는 경험은 공감각적인 경험으로서 충분히 만족감을 준다.

 

조만간 또 유럽의 맛을 느끼고 싶다며 유난 떨고 싶을 때 다시 방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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