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린이들이다. 평양냉면의 열풍이 불던 5-6년 전부터 여의도, 을지로, 분당에서 유명하다는 평양냉면집에 종종 가서 먹고, 갸우뚱하고 다시 잊고 살다가 또 문득 생각이 나면 다시 시도해보는 반복의 굴레 속에 한 번도 만족한 적은 없었다. 그렇게 약 2년 만에 잊고 있던 평냉이 다시 생각났다. 날씨 좋은 어린이날을 만끽하기 위해 3km 정도의 거리를 걸어가기로 한다.
슬렁슬렁 3km를 걸어 도착한 오늘의 평양냉면집 <고씨4대명가>
다양하게 조금씩 여러 메뉴 맛보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만두 빈대떡 세트는 호감도 급 상승 요인.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다. 설렘을 증폭시켜주는 식전 고기육수 또한 너무 맛있었음.
이곳의 빈대떡은 광장시장의 기름 범벅 빈대떡보다 훨씬 바삭하고 맛있었다. 평양냉면 맛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함. 이미 빈대떡 맛집인걸?
어!? 웬일로 갸우뚱거리지 않고 맛있었다. 우리 입맛이 이제 어른스러워 진건가? 싶었다가 이 식당의 평가글들을 읽어보니 미식가 슨상님들께서 "이것은 진정한 평양냉면이 아니다."라는 평이 많았다. 그리고 간간히 "평린이라서 그런지 맛있었습니다."라는 글이 뒤섞여 있었다. 우리는 아무래도 후자 쪽이었던 건가? 결국 평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 맛있었던 것인가 싶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싶었다. 이미 세트의 구성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나"의 입이 맛있다고 신이 났는걸.
세상의 모든 기쁨을 얼굴에 담고 나와 누그러진 마음으로 다시 산책을 시작한다. (요즘은 어딜 가나 그 동네를 호갱 노노로 보는 나 자신이 싫다)
만족스러운 식사의 여운은 마음의 평화로 다가온다. 탄천을 걷다 보니 캠핑체어에 앉아 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벤치에 앉아도 좋겠지만 좀 더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면 그런 의자 하나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오자마자 헬리녹스의 선셋체어를 구매한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뿐)
쇼핑할 때의 실행력이 다른 쪽으로 발현되길
배스킨라빈스 이달의 맛은 꼬박꼬박 도장깨기식으로 먹어보는 편인데 홈런볼 맛은 정말 못 참지.
(그렇지만 홈런볼은 과자가 더 맛있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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