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의도는 추억이 많은 동네다. 미취학 아동 시절엔 비교적 살던 곳과 가까웠던 터라 부모님과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가거나 한강고수부지에 가서 삼겹살 구워먹던 낭만의 장소였고 중학생 시절엔 가요톱텐과 음악중심을 보러 다니던 치열하고 긴장감 넘치는 생존의? 장소였으며 대학생 때는 친구와 함께 방청객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들보다 일주일 먼저 논스톱을 보던 희열의 장소였다. 그러다 내가 다시 여의도와 진한 인연을 맺은 건 20대 후반에 여의도에서 아이들에게 창의 미술을 가르치면서부터였다. 무리하는 삶을 싫어하는 내가 무리해서 작업과 교육을 병행하고 균형을 잃어버렸던 시간이었다. 평균 근속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그곳에서 나는 근속 기록을 세우며 6년을 일했다. 중간에 나갈만한 상황이 수없이 많았음에도 내 인생에서 언제 또 한 곳에서 이렇게 일해보겠는가 싶어 한번 오기로 버텼던 시간들이다. 버티는 시간들을 함께 했던 수많은 선생님들과는 여전히 그때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모두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모두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며 서로의 존재로 위안을 삼는 그런 사이다.
나에게는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이 여러 개다. 비교적 자주 만나는 사람들과 모임통장에 매달 1만 원 혹은 2만 원씩 회비를 내고 몇 달에 한번 만날 때 누구도 부담 없이 비싼 밥을 먹곤 한다. 내 돈 주고 먹기엔 왠지 부담스럽고 모임 후 1/n을 해야 하는 어색한 상황을 피할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다.
메인+헬씨 푸드 샐러드바 형식인데 메인보다 헬씨 푸드 샐러드바가 더 만족스럽다.
게다가 네이버로 예약하면 5프로 할인도되고 가격대도 5만 원~10만 원 사이로 웬만한 호텔 뷔페보다 저렴하다.
실제로 성공한 30대 여성들은 아니었지만 성공한 느낌을 내고 싶을때 일상의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을 때 모임통장을 이용한 모임 장소로 이만한 곳도 없는 거 같다.
네이버 지도
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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