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먹고마시는공간

오랜만에 바깥 케이크, 미금 두세르

728x90
반응형

어릴 때부터 워낙 빵을 좋아해서 그런지 빵과 함께한 좋은 기억이 많다.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주던 푹신푹신 카스테라, 생일 때 먹던 크라운베이커리의 장미 장식 버터크림 케이크, 입시 때 종종 가던 홍대 앞 리치몬드 제과점, 프랑스에서 처음 먹어본 얇은 마카롱, 독일에서 매일 먹던 소금 빵, 이탈리아의 카푸치노와 어울리던 따듯한 브리오슈, 일본에서 자전거 타고 소풍 갈 때 먹은 베이글, 빵에 대한 기억들은 대체로 그 풍경도 시간도 다 따듯하다. 자연스럽게 “언젠가 나도 직접 빵을 만들어 먹어야지!” 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내 집이 아니라 오븐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왔었다. 그러다 코로나로 하던 일을 정리하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야심 차게 집에서 빵을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의외로 케잌류는 유튜브를 따라 하면서 얼추 맛이 있었고 발효빵은 어려웠다.

1년반동안 만든 빵들

그렇게 각종기념일이나 가족들의 생일에 맞춰 한 달에 두 번꼴로 빵을 만들고 있다. 그러다 아주 오랜만에 싸재 케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남이 만든 케이크 안 먹은 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간만에 검색을 시작. 원래는 앙토낭카렘의 망고 케이크가 최애라 그걸 사러 갈까 했는데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 케이크 맛집이 있다는 후기를 보고 급 노선을 변경했다.

그렇게 결정된 오늘의 목적지는 두.세.르
근데 이곳의 후기를 보니 전화로 예약을 받는 거 같지도 않고 아침 8시에 매장에 직접 가서 대기번호를 받거나 혹은 테이블링 앱을 통해 오전 11시에 줄 서기 기능으로 예약을 하고 12시 오픈 시간에 적절히 시간 계산해서 가는 방식이다. 

마침 비가 오는 평일이라 그런지 대기 번호는 수월하게 받았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서 금방 도착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근처에서 조금 헤맸다.

확실히 케이크 전문점이고 한정수량만 판매하다 보니 매장의 크기는 작고 쇼케이스도 작다.

케이크는 언제나 설레여

그날그날 케이크 종류가 다르고 그 공지는 인스타로 해주는 것 같다. 이날은 망고 케이크는 없었는데 망고케이크 가격은 무려 7만 원대라고.... 보통 1호 케이크가 4만5천원 부터 시작한다. 

코로나 시국에 장롱면허도 탈출했는데 케이크 픽업 가능할 때 운전하길 잘했다는 희열이 있다.

역시 통관묘 반도

음 1호 케이크는 손바닥만 했다.

절임 과일 말고 생과일 쓰는 건 내 취향

여보 생일 축하해. 뭔가 특별한 케이크를 맛 보여 주고 싶었어.

단면

단면을 보면 상태 좋은 생체리와 블루베리를 듬뿍 넣어 원가가 상당해 보이긴 한다. 초코크림도 엄청 부드럽고 당도도 적당하다.

그. 러. 나 내 입맛엔 지나치게 과일토핑이 많고 시트 비율보다 크림 비율이 높다고 느껴졌다. 뭔가 케이크를 먹는 느낌보다 과일에 크림 찍어먹는 느낌? 이 날정도.. 빵 덕후인 나에겐 다소 아쉬운 밸런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