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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초보 베란다 가드너의 쇼핑 플레이모빌 정원사(feat.배당금과 고양이) 그렇다. 일상의 낭만을 회복하는 데에는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고 향유할 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일상이 팍팍하건 느슨하건 삶의 사이사이에는 낭만을 즐길 줄 하는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10년 가까이 예술교육을 하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부분이 그런 거였던 거 같다. 지금 당장의 결과물보다는 발견하는 재미, 미술관에 가는 즐거움 같은 것들. 돈이 되는 것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 그런 것 들이야말로 풍요의 시대에서 나 자신을 지켜주는 내면의 근육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기만 궁극적으로는 내면의 근육을 키워주는 감성 근육 트레이너였던 것 같다.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나의 삶이 가장 많이 바뀐 점은 "여행은 못 가고 택배는 늘어난다"였다. 밸러스.. 더보기
노들섬 피크닉(빵은 마더스오븐) 따듯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또)급 피크닉을 가기로 한다. 피크닉 하면 역시 샌드위치. 샌드위치의 8할은 빵이므로 맛있는 빵을 사러 간다. 자전거 타고 10분-15분이면 가는 옆동네에 발효빵 맛집이 있는데 여기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면 유럽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빵집은 원래 주 1일만 운영하던 곳이라 오픈 시간에는 늘 줄을 서곤 했었는데 최근에는 주 4일로 영업일이 늘어나면서 오후에 가도 빵을 살 수 있다. 전기자전거 타고 빵 사러 가는 길이 좋다 치아바타를 반으로 잘라 한쪽면에는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또 한쪽면에는 마요네즈를 바르고 햄과 치즈를 올리고 루꼴라를 듬뿍 넣어주면 빵맛을 해지지 않으면서 기본에 충실한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오늘의 피크닉 장소는 노들섬이다. 상도동에 살고 있는 아이 엄마인.. 더보기
동네 고양이들 사진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도 키우고 나서도 내 핸드폰 속 사진첩에는 동네 고양이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다. 길을 걷다가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하고 카메라를 켜고 어떤 감정에 빠져들게 하는 존재들이다. 우리 집 고양이들도 짧은 시간이지만 길고양이로 세상을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또 한편 원래 다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길고양이가 되거나 집고양이가 되거나 운명을 좌우하는 선택 같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지. 우리 주변엔 어디에나 경계선이 있다. 삶과 죽음, 합격과 불합격, 마감시간, 대출한도 등 끊임없이 경계선의 안과 밖을 오가며 살아간다. 경계선 앞에서 이런저런 호들갑을 떨 때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러느냐는 듯 무심하게 쳐다봐주는 고양이가 있.. 더보기
한사랑산악회 따라잡기 "계양산" (1산1묘) 밀레니얼세대 중년의 신혼부부 2인 산악회의 열일곱 번째 산행은 지난주 대모산과 구룡산에 이어 한사랑 산악회 영상 속에서 본 산으로 결정! 계양산도 시작점은 다양한듯 보였는데 우리는 계양산성 박물관에서 출발해 장미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정했다. 계양산 등산의 백미는 단연 계양산성이다. 일반적인 수도권산에서는 느끼기 힘든 약간은 인공적이면서 제주도의 오름 느낌도 나는 구간이 있다. 잘 닦인 평지에서 오름 갬성을 느끼다 보면 계단 지옥이 시작된다. 물론 그렇게 길지는 않아서 오를만하다. 정상 인증 찍고 돌아서는데 중년의 부부 옆에 고양이가 착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반갑고 놀라서 옆으로 조용히 다가가 보니 아주머니는 얘가 왜 내 옆에 붙어있는지 모르겠다며 싫지 않으신 듯 불평을 토로하셨다. 고양이 두 마리.. 더보기
언택트 시대에 고양이에게 간택(트) 받았다. 코 시국이 발생하기 전에는 결혼을 하고도 1년에 두 번씩은 해외여행을 가곤 했다. 여행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부지런히 다니기도 했지. 나의 육체를 스티커 떼었다가 붙이듯이 잠시 다른 곳으로 붙였다 떼어서 원래 자리로 붙이고 나면 의외로 원래 자리의 좋은 점이 더 잘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코 시국이 시작되고 집에만 있는 건 그럭저럭 견딜만했는데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내 몸은 이쯤이면 낯선 언어가 있는 공간으로 가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7월에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 고양이를 만나 간택을 당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의 온 신경은 아가 공양이 반도를 돌보는 것에 맞춰져 있었고 반도의 걸음, 울음, 표정 하나하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햇살을 좋아하.. 더보기
내맘대로 재테크(따상상과 캣폴) 중산층에 대한 풍경은 거품 같다. 어린 시절 풍경을 아주 러프하게 떠올리면 일일 가족드라마에서 나올만한 풍경 같다. 대출이 없는 할아버지 소유의 서울 아파트 거실에 3대가 모여 밥을 먹고 과일을 먹는다. 어른들은 과일을 먹으며 손자 손녀가 노래를 부르면 다 같이 웃고 박수를 친다. 서로의 건강과 일을 걱정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30대 중반을 넘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 정도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그때는 2주에 한 번쯤 주말마다 반복되는 이런 만남이 지루하고 아까운 시간이었다. 그토록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일상조차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복잡한 스토리가 있지만 좋게 보면 아버지의 도전정신과 과감함이, 나쁘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주식투자로 인해 지루함은 곧.. 더보기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누군가는 고양잇과 동물은 속을 알 수가 없으며 이기적이라고 주인을 못 알아본다고 한다.물론 개인의 취향은 완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발언을 향해 비난을 하는 씹선비도 아니다.하지만 고양이는 그렇게 단편적인 특징으로 이루어진 생물이 아니다.사실 이건 고양이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데, 나는 세상과 현상을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 보고 판단하는걸 아주 경계하는 인간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나 질문들인데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많이 느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소수정예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아동심리를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의 성향이나 상태에 대해 학부모님들과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그때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캐릭터?를시원하게 구분 짓고 싶어 한다는 걸.. 더보기
예술가의 고양이 (집사의 하찮은 포토샵) 나는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한때나마 짧고 굵게 미술작가로 살았었다. 1-2년 동안 7-8회정도의 전시를 하기도 했다. (돈을 주고 하는 전시가 아닌 공모에 당선되거나 섭외가 된 참여전시 기준)요즘말로는 홍대병, 혹은 예술가병에 찌들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 내가 나고 자란 동네는 홍대랑 가까운 편이라 초등학교때부터 20대를 마포 언저리 카페를 작업실 삼아 살아왔다. 20대중반에서 후반에는 원론적이고 본질적인것들에 다가가기위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던 시절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만큼 무언가에 집중하고 순수하고 반짝거리던 시기도 없었지 싶다. 여튼 내가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것도 고양이의 성격이나 외모가 매력적인것이 첫째 지만, 리스펙 할만한 예술가들은 전부 고양이와 친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고있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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