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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백수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는 요즘이다. 하던 일과 공간을 정리하고 온전히 주부의 삶을 살며 고양이와 식물 돌보기에만 여념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싸구려 노트북을 메고 서울의 온갖 카페를 누비고 다니던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프릳츠 커피를 마시러 나왔다. 불확실한 프로젝트를 논하기 위함이기도 했는데 아이디어가 나오다가 막히는 반복은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는 리듬과 비슷하다.
약간의 타협을 더해 아이디어를 정해놓고 근처 라볶이 맛집으로 향한다.
떡볶이 회장님이 인정한 서울3대 떡볶이
"작은 공간"
자극적이지 않고 섬섬하고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어제 먹은 신당동 즉떡과 구성이 상당히 비슷하지만 좀 더 순수하달까?
그러고 보니 이틀연속 라볶이를 먹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여자네?
과식 후 산책은 국 룰이지 (죄책감 덜어내기)
왠만한 유럽 공원 안 부러운 양재 시민의 숲
양재시민의 숲을 한 바퀴 돌고 꽃시장 구경
이름 때문에 살뻔한 꽃.
어른이 되면서 식물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또 이것도 점점 더 많은걸 갖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기가 힘들다.
함께 간 K는 사과나무를 안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갔다.
식목일에 지하철 타고 퇴근하는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구경거리를 제공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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