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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캣

언택트 시대에 고양이에게 간택(트) 받았다. 코 시국이 발생하기 전에는 결혼을 하고도 1년에 두 번씩은 해외여행을 가곤 했다. 여행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부지런히 다니기도 했지. 나의 육체를 스티커 떼었다가 붙이듯이 잠시 다른 곳으로 붙였다 떼어서 원래 자리로 붙이고 나면 의외로 원래 자리의 좋은 점이 더 잘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코 시국이 시작되고 집에만 있는 건 그럭저럭 견딜만했는데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내 몸은 이쯤이면 낯선 언어가 있는 공간으로 가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7월에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 고양이를 만나 간택을 당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의 온 신경은 아가 공양이 반도를 돌보는 것에 맞춰져 있었고 반도의 걸음, 울음, 표정 하나하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햇살을 좋아하.. 더보기
예술가의 고양이 (집사의 하찮은 포토샵) 나는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한때나마 짧고 굵게 미술작가로 살았었다. 1-2년 동안 7-8회정도의 전시를 하기도 했다. (돈을 주고 하는 전시가 아닌 공모에 당선되거나 섭외가 된 참여전시 기준)요즘말로는 홍대병, 혹은 예술가병에 찌들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 내가 나고 자란 동네는 홍대랑 가까운 편이라 초등학교때부터 20대를 마포 언저리 카페를 작업실 삼아 살아왔다. 20대중반에서 후반에는 원론적이고 본질적인것들에 다가가기위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던 시절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만큼 무언가에 집중하고 순수하고 반짝거리던 시기도 없었지 싶다. 여튼 내가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것도 고양이의 성격이나 외모가 매력적인것이 첫째 지만, 리스펙 할만한 예술가들은 전부 고양이와 친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고있었.. 더보기
4년의 기다림 집사의 길 개막 고양이와 함께 하는 물컹하고 따듯한 일상 2016년 2월 결혼(=첫 독립)과 함께 고양이를 키워야겠다고 결심했었다.동물을 막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고양이에 대한 동경이 언제나 있어왔다.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감히 생각해 보지 못했다. 순종적이고 말잘듣는 딸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생이었지만 선 넘는 걸 안 좋아하는 성향이기에 지킬 건 지켜야 했기 때문.어디까지나 그들 소유의 재산영역에서 어른이 되어서도 독립하지 못한 주제. 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랄까 결혼 "자 이제 내마음대로 키워보자." 마음은 먹었는데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던 우리는 막막해졌다.그래서 운명고양이를 만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보면 고양이가 집사를 간택하는 모습이 종종 있었기에 우리에게도 가능할 거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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